Do호

    진흙 속의 진주 - 인도여행 히마찰 프라데시 마날리 India Himachal pradesh Manali, Season 1

    그렇게 행선지로 갈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되는 임무가 생기게 되었다. "음. 그치만 이 곳에는 릭샤 말고 택시 같은건 없는데." 머리를 굴리던 나는, 마날리에 여럿 있는 여행사에게 가서 일단 문의해보기로 결정 지었다. 그렇게 해가 뜨고 난 오전부터 내가 발 바쁘게 눈에 처음으로 보이는 아무 여행사로 들어가서 다짜고짜 물어본 것. "장거리 이동할 수 있는 택시 같은 거 운영해?" 별 수 없어 들어간 나에게 아주 희망찬 대답이 돌아왔다. "응 있어." 오잉?! 진짜로 그 곳으로 가는 택시를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 한 수확이라 쾌재를 불렀는데, 역시나 조건이 있었다. 일단 자동차 한 대로 가는 것인데 자리가 4자리라서, 4명 분의 금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가려면 혼자서도 갈 ..

    지구 종말의 광견들, 그리고 추격전 - 인도여행 히마찰 프라데시 마날리 India Himachal pradesh Manali, Season 1

    극한의 고통이 함께하는 영원같은 시간 후 소리가 났다. 딱! 극기+1, 금강불괴+1... 그리고 눈물ㅠㅠ 공포를 넘어 턱이 제 자리에 맞아들어가는 소리였다. 그 순간에 느껴지는 황홀감이란! 물론 통증은 그대로였으나, 차츰 나아질거란 희망이 마음을 한결 놓이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 무식한 방법이었는데, 잘 돼서 망정이지 문제가 생겼더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순간이다. 이후에도 자고 일어난 매일 아침 턱이 빠진 채로 일어났고 다시 껴맞추는 통증의 반복이었다. 현재 시점에서는 아주 가끔씩 아침에 턱이 빠지긴 하지만, 통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변했다. 인간은 정말 적응의 동물이로구나(끄덕끄덕). 턱이 빠졌다고 느껴졌다면 병원을 찾아가라. 나처럼 절대 무식하게 해결해서는 안 된다. 너무 당연한 소리라서..

    마날리의 호러 나이트 - 인도여행 히마찰 프라데시 마날리 India Himachal pradesh Manali, Season 1

    그러니까, 사적 영역이라는게 어느 정도 범위인지 몰랐던 나는 손쉽게 그런 질문을 던졌다. 왜 그렇잖은가. 한국에서는 나이도, 출신도, 학교도, 종교도 쉽게 쉽게 물어보지않나. 반면에 외국인들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상황이 아니면 프라이빗한 질문을 친해지기 전까지는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몰랐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선까지가 사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그 때는 문화적으로 잘 몰랐다. 그렇게 나는 일종의 비매너 질문을 했고,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도 잠시, 옆에 영국인은 실소를 터뜨렸고, 파키스탄 친구는 당황했고, 한국인 아저씨가 눈치를 채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상황을 설명해줬다. 어느 정도 선까지가 사적인 질문인지 감이 안 잡힌다면, 상대방의 백그라운드를 알아내기 위한 질문보단 현재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누는게 ..

    너와 나의 사적영역, 선 넘네... - 인도여행 히마찰 프라데시 마날리 India Himachal pradesh Manali, Season 1

    오 세상에 마약이라니. 뉴스에서만 보았던 마리화나(Marihuana), 다른 말로 카나비스(Cannabis), 한국말로 대마초였던 것이다. 이걸 카페에서 그냥 스페셜 허브티로 버젓이 판다고?! 즉, 대마초를 일종의 차처럼 우려서 말 그대로 뽕 맛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걸 그대로 카페에서 전시해놓고 팔면 이목이 집중되니 수는 없으니 이름만 스페셜 허브티로 바꾸었고 필요한 사람들이 주문해 마신다는 것. 웃긴건 이 카페에서만 파는게 아니고 마날리에 있는 많은 카페에서 스페셜 허브티 같은 이름으로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저씨의 말씀으로는 옛날에는 더욱 더 성행했었는데(내가 있을 때가 2011년이다.) 지금은 그래도 정부의 단속 때문에 많이 줄어들은 것 같다고 하셨다. 대마초를 무슨 커피 팔 듯 팔고 있다니, ..

    스페셜허브티의 정체(feat.철컹철컹!) - 인도여행 히마찰 프라데시 마날리 India Himachal pradesh Manali, Season 1

    어렵사리 마날리에 도착한 나를 반겨준 건 저 멀리서 나를 보며 눈을 옆으로 찢으며 아시아인 비하 제스쳐를 취하는 동네 꼬맹이들. 그러나 그 때 당시에는 그게 비하하는 의미인 줄도 몰랐다. 어쩐지, 동네 아저씨가 아이들 손을 잡으며 하지 말라고 혼내는 것 같더라니! 나중에야 알게 됐을 뿐, 나는 그냥 "저게 뭐하는거지?"하고 쓱 보고 말 뿐이었다(근데 니들도 아시안 아니냐...?). 그 다음에 날 반겨준건 역시나 호객꾼들. 서로 자기네 숙소로 가자고 난리였는데, 혼란스러운 와중 짐을 꺼내고 있는 버스에서 만난 한국인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로 가세요?" 라고 묻는 내 질문에 갈 곳 없으면 본인이 가는 숙소에 가자고 흔쾌히 말씀해주시는 아저씨. 감사... 무한한 감사...(눈물). 그렇게 난 아저씨와..

    마날리, 그리고 겨드랑이 - 인도여행 히마찰프라데시 마날리 India Himachal pradesh Manali, Season 1

    어찌어찌 마날리행 버스를 타게된 나. 내 자리는 바로 앞에서 두번째에 위치한 자리였다. 나름 좋은 느낌의 버스였고, 마날리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굉장히 길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자리를 잡을 찰나, 버스에 안내원이 올라탔다. "와 인도버스에는 안내원도 같이 타는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안내원의 겨드랑이 냄새였다. 거짓말 안 치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냄새가 생생하다. 더러운 얘기해서 나도 정말 미안하지만, 그 겨드랑이와의 거리가 1m도 넘었는데도 코 앞에 있는 것처럼 강렬해서 아직까지 기억이 난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이제 마날리로 향하는 그 긴 시간동안 내 턱 빠진 통증에 더하여 그 겨드랑이 냄새까지 감내해야한다는 말이다. 안내원도 가만히 앉아서 가면 ..

    똑같은 티켓을 파는 곳이 왜 50곳이 넘어...? - 인도여행 델리 India Delhi, Season 1

    그렇게 처음 도착해 어영부영 자고 일어난 날, 내 턱이 벌어지지 않는 신세계를 겪었다. 아니 그 수준을 떠나서, 턱을 움직이려고 할 때마다 찾아오는 격통이 나를 너무 힘들게 만들었다. 통증의 위치는 턱이었으나, 그 정도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온 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수준의 통증이었다. 아니 이거, 처음 해외여행에, 첫날 밤을 그렇게 보냈는데, 이렇게 턱이 이상해진다니 믿을 수 없었다. 이건 거짓일거야라는 생각도 한 순간, 현실을 받아들이는건 금방이었다. 병원을 가려고 해도 부족한 영어로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엄두도 안 났다. 게다가 전혀 모르는 인도의 시스템...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래 일단 나가자!", 방 안에만 있을 수 없으니 일단 짐을 싸들고 집을 나서게 됐다..

    델리 도착, 그리고 첫 날부터 겪은 비상사태- 인도여행 델리 India Delhi, Season 1

    그렇게 나는 2011년 여름, 혼자 인도 델리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게 귀찮기도 하고 도난위험도 있어서 들고가지 않았는데, 지금도 그러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인도를 즐기는 중에 주머니에서 계속 메시지가 울리는 소리가 들리고 찾는 사람이 있으면 그 무드가 깨질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 그리고 내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내 가방에 들었던 전자 제품은 컴팩트 카메라 하나가 전부, 그 외엔 옷과 침낭, 여권 등 뿐이었다. 델리에 떨어진 시간이 밤 12시~새벽1시 쯤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공항은 생각보다 깔끔해서 놀랬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따가워져서 눈물이 났었다. 델리 상공에서는 창문 밖으로 희뿌연 보호..

    인도를 갈까 말까, 등을 밀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당신 - 인도여행 India, Season 1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인도는 항상 핫한 나라다. 내가 여행을 다니던 당시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인도는 꼭 마지막으로 여행가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문화든, 사람이든, 환경이든, 너무 자극적인 나라라서 이 곳을 먼저 여행했다가는 다른 여행지들이 재미 없어진다는게 그 이유였다. 물론 이런 것도 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내 인생의 첫 해외여행이 바로 인도였다. 왜 인도가 처음이 되었느냐? 어릴 때 내가 살던 집에는 유독 책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읽게 됐다. 나중에는 읽다읽다 읽을게 없어서 이것저것 찾아서 뒤지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발견한 책이 있다. 바로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작가가 쓴 에세이였다. 일부러 찾아서 읽은 것도 아니고, 집에 있길래 그냥 집어들어 읽은거다. 그 때가 초..

    10년이 지나 되돌아본다. 여행이 무슨 의미냐 대체? - Intro

    - 다녀온 곳 - Walking the earth - Google 내 지도 Places my body&soul have been. www.google.com 내가 여기저기 집중적으로 여행을 다녔던게 대충 10년 전이다. 그 때는 미디어에서 해외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이 없었던 시절이라 요즘이랑은 다르게 아프리카나 남미에서는 한국인을 만났던게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 나라의 수도 같은 대도시보다는 대자연으로 걸어들어가는걸 더 좋아했던 취향때문에 한국인을 더욱 더 만날 일이 없었다. 요즘에야 이야기를 들어보니 방송의 여파로 세계 온 곳곳에 한국인들을 발견하기 쉬워졌다고 한다. 지구 어떤 곳에서 얼굴이 기억 안 나는 어떤 여행자가 나에게 동아시아인들의 여행순서는 일본-한국-중국이라고 했던게 기억난다. 일본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