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고통이 함께하는 영원같은 시간 후 소리가 났다.
딱!
극기+1, 금강불괴+1... 그리고 눈물ㅠㅠ
공포를 넘어 턱이 제 자리에 맞아들어가는 소리였다. 그 순간에 느껴지는 황홀감이란! 물론 통증은 그대로였으나, 차츰 나아질거란 희망이 마음을 한결 놓이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 무식한 방법이었는데, 잘 돼서 망정이지 문제가 생겼더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순간이다. 이후에도 자고 일어난 매일 아침 턱이 빠진 채로 일어났고 다시 껴맞추는 통증의 반복이었다. 현재 시점에서는 아주 가끔씩 아침에 턱이 빠지긴 하지만, 통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변했다. 인간은 정말 적응의 동물이로구나(끄덕끄덕).
턱이 빠졌다고 느껴졌다면 병원을 찾아가라. 나처럼 절대 무식하게 해결해서는 안 된다. 너무 당연한 소리라서 나도 어이가 없다.
턱이 빠지는 문제도 해결됐겠다, 이제 다음 행선지로 갈 차례였다. 다음 행선지가 어디인지 밝히기에 앞서, 그 행선지로 가는 버스를 타는 시간이 참으로 괴랄했는데, 지금 기억에 새벽 3~5시 쯤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새벽에 일어나는건 둘째치고 그 야밤에 릭샤가 운행을 하는지가 문제였다. 또 숙소와 마날리의 버스터미널 역할을 하는 곳이 굉장히 멀었는데, 야밤에 걸어가기엔 꽤나 먼 거리였던 것. 그러나 어쩌겠는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간다는 버스는 단 1대, 딱 그 새벽시간 뿐이었다.
-첫 번째 시도-
첫 날은 버스 정류소까지 멀리 걸어서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새벽에도 생각보다 정류소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아무래도 한 곳밖에 없는 곳이니 온갖 행선지로 가는 사람들이 그 곳에 다 모였던 것이었다. 보따리 짐을 짊어진 아낙네, 뒷짐지고 서있는 아저씨들, 엄마 손을 잡고 있는 꼬맹이... 그 사람들을 지나 행선지로 가는 버스를 파는 매표소에 다가가 티켓을 구매하고 싶다하니 들려주는 이야기는 놀라웠다.
매표소 직원 : 오늘 버스 없어. 내일 와.
버스가 매일 1대 씩 있는 것이 틀림 없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따져묻는 내 말에도 직원은 그저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화가나지만 영문을 알 수 없이 내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단순히 실패로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첫 야밤의 보행 이동이 나에게 알려준 것은 바로... "광견들"이었다.
-두 번째 시도-
와 세상에. 나는 정말 인도에 이렇게나 개들이 많은 줄은 몰랐다. 그 것도 그냥 개가 아닌 미친 개들이. 사실, 첫 번째 시도를 하던 그 밤에도 내가 천천히 걸어가면 여기저기서 가만히 있던 길거리의 개들이 일어나 날 향해 다 같이 일사불란하게 짖어대는게 너무나도 무서웠다. "광견병에 걸리면 약도 없다던데... 이거 정말 물려서 큰일나는거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보는 개가 짖는 수준이 아니라 진짜 말 그대로 내 바로 앞까지 와서 미친 개들처럼 짖어댔다. 그 야밤에 전등도 없이 어두워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곳에서 하얗게 빛나는 두 눈들이란...후!
그러나 다행히 두 번째 시도 날에는 나에게 행운의 여신이 찾아왔다. 아니, 행운의 릭샤아저씨가. 그 새벽 시간에 갑자기 내 옆으로 오토바이 릭샤가 지나가는 것이었다! 첫 날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없어서 맞는 길인지도 의심스러웠었는데 이게 웬 행운! 냉큼 릭샤를 세우고 정류소로 태워다달라는 말에 제시하는 금액이 약간 비싼 것 같아 흥정을 하려고 하니 "그럼 말아라~"하면서 세상 쿨하게 가려고 하는 릭샤 아저씨를 다시 부여잡고 알겠다고 태워달라고 했던 비굴한 나(눈물을 훔쳤던건 기억의 왜곡일까...).
릭사의 출발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광견 십수마리가 일제히 짖으면서 오토바이로 달려들어왔다. 지구의 종말 같은 광경, 아니 광견들이었다. "쟤네들이 전부 다 나를 물기 위해서 달려오는거라고? 거짓말 같은 시간이네!". 너무나도 무서웠던 추격전도 잠시, 릭샤는 그 밤의 어두운 냄새를 뚫고 정류소에 무사히 내려주었다. 땡큐 행운의 릭샤 아저씨! 돈은 좀 들었지만 말이야.
어제 새벽에도 봤었던 그 매표소 직원. 어제는 왠지 외국인이라서 버스표를 안 준 것 같기도 하였기 때문에 이 때는 환심을 사기 위해 최대한 웃으면서 다가가 살갑게 물었다. "티켓 있어?"
매표소 직원 : 오늘도 없어. 내일와.
이럴 리는 없었다. 분명히 하루에 한 대씩 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결국 화를 내는 나에게 직원은 나에게 No English!(노 잉글리쉬!)라는 말만 성을 내며 반복할 뿐이었다. 그치만 우리 방금 전까지 영어로 대화하고 있었잖아 직원 아저씨...😭? 결국 이 날도 실패. 이 직원의 톤앤매너를 본 내 직감으로는 무언가 나에게 티켓을 주려고 하지 않는 느낌이 강하게 왔었다. 마침 그 때 나와 같이 유일하게 외국인이었던 백인 남자가 있어 말을 걸었는데 알고보니 러시아인이었던 친구. 그 친구도 나와 같은 곳을 가려고 했고, 나와 같은 느낌을 매표소 직원에게 받았다고 한다. 이거 분명 문제가 있는게 확실하다!
-세 번째 시도,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
일단 러시아인 친구와는 행선지에 같이 갈 수 있으면 그러자고 하고 서로 어디 숙소에 머물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지게 됐다. 전우애를 느낀 것도 잠시,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무언가 해결책을 찾아야했다. 행선지를 바꿔봐? 아니 그러기엔 내가 원하는 곳을 너무나도 가고 싶었다. 며칠 더 간을 보며 매표소 직원과 딜을 해봐? 아니 그러기엔 시간을 허비할 리스크가 너무 컸다. 대책이 필요하다 확실한 대책이. 그러다가 머리를 번뜩 스치는 생각.
택시를 하루 대여해서 가면 되지 않을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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