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녀온 곳 -
Walking the earth - Google 내 지도
Places my body&soul have b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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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저기 집중적으로 여행을 다녔던게 대충 10년 전이다. 그 때는 미디어에서 해외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이 없었던 시절이라 요즘이랑은 다르게 아프리카나 남미에서는 한국인을 만났던게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 나라의 수도 같은 대도시보다는 대자연으로 걸어들어가는걸 더 좋아했던 취향때문에 한국인을 더욱 더 만날 일이 없었다. 요즘에야 이야기를 들어보니 방송의 여파로 세계 온 곳곳에 한국인들을 발견하기 쉬워졌다고 한다. 지구 어떤 곳에서 얼굴이 기억 안 나는 어떤 여행자가 나에게 동아시아인들의 여행순서는 일본-한국-중국이라고 했던게 기억난다. 일본인들이 많이 지나가고 난 여행지에선 그 다음엔 한국인이, 그 다음엔 중국인들이 많이 온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여기저기 다녔을 때는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본인들을 발견하는게 한결 쉬웠던 것 같다.
당시 내가 참고를 했던 여행 커뮤니티는 "오불당"이라는 곳이었는데, 5$로 하루를 지낸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온라인 카페였다. 지금도 그 카페가 살아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때 당시 온라인 검색결과들을 제외하고는 세계여행을 위해서 참고할 수 있는 한국에선 유일한 카페였던걸로 기억한다. 그 때 본인들의 여행기나 교통정보들을 정리해준 글들을 보고 참 고마워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도 글을 쓰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오불당의 그 여행자들처럼 글로써 내 여행을 남긴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당신의 여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시리즈는 아닐 것이다. 숙박비가 얼마고, 교통이 어떻게 되고, 여행지는 어디가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이야기는 이제는 유튜브에만 검색해도 차고 넘친다. 여행유튜버들이 이렇게나 많아지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의 이야기는 그 것들로도 충분하지 싶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해외여행은 돈낭비다" vs "해외여행은 좋은 경험이다"로 양분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행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독자라고 생각하고 글을 쓸 것이다.
그렇다. 이 글들은 현재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중의 당신을 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10년이 지나서 글을 쓴다. 사실 여행을 하고 있을 때는 일련의 사건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지 예상할 수 없다. 작은 일이라 생각했던게 큰 이미지를 남길 때도 있고, 어마무시하게 느껴지던게 별 것 아니었던 걸로 남겨지기도 했다. 앞으로 쓰게 될 글들은 나의 회고록이다. 내가 다녀왔었던 곳들에 대한 기억들이 시간이 지나 희미해지는 것들이 너무 아쉬워 며칠 동안 머리를 싸매 이 글 제일 위의 지도를 만들었다. 기억을 더듬어가며 지도를 만들고 나니 휘발되려던 기억들이 지도에 단단히 고정된 것 같아 안심된다. 강렬했던 기억들은 잊혀지지 않지만, 잔잔한 파도처럼 행복했던 기억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 기억들이 잊혀진다면 나중에는 아쉬운 줄도 모르게 될 것이다.
이 세상 여러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한 사람의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사람의 남은 인생의 결정들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지 글들로 확인해주길 바란다.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이 글로 인해 여행을 하든 안하든,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다. 결론은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