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마날리행 버스를 타게된 나. 내 자리는 바로 앞에서 두번째에 위치한 자리였다. 나름 좋은 느낌의 버스였고, 마날리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굉장히 길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자리를 잡을 찰나, 버스에 안내원이 올라탔다. "와 인도버스에는 안내원도 같이 타는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안내원의 겨드랑이 냄새였다.
거짓말 안 치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냄새가 생생하다. 더러운 얘기해서 나도 정말 미안하지만, 그 겨드랑이와의 거리가 1m도 넘었는데도 코 앞에 있는 것처럼 강렬해서 아직까지 기억이 난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이제 마날리로 향하는 그 긴 시간동안 내 턱 빠진 통증에 더하여 그 겨드랑이 냄새까지 감내해야한다는 말이다. 안내원도 가만히 앉아서 가면 얼마나 좋으련만, 일어나서 좌석을 바라보며 천장에 양 손을 올려 걸쳐놓은 모습으로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태도로 계속 서있었다. 와, 정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냄새였다. 원래 향은 계속 맡다보면 코가 피로해져 맡을 수 없지 않는가? 그런데 안내원이 겨드랑이를 열고 닫을 때마다 냄새가 새롭게 사라졌다 생겼다 반복돼서, 그게 더 괴로웠다. 그게 내 인생 처음, 강렬한 암내였다.
이 강렬한 암내가 가르쳐 준 것.
문화충격+1, 극기+1
후... 중간중간에 휴게점 같은 곳에 들러 식사 및 쉬는 시간도 있었는데, 다행히 마날리로 가는 길은 델리완 다르게 공기가 엄청나게 상쾌하고 좋았다. 겨드랑이에서 도망치는 것도 덤. 중간에 휴게소 식당에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왠지 한국인인 것 같은 아저씨가 한 분 계셨다. 당시 나는 모든게 다 처음이라 불안감이 있었던 상태여서,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는데 다행히 한국 분이셨다. 인도여행이 처음이 아니었던 분이라 그 분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버스에 올라탄 나. 어디선가 안도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마날리에서 어디에서 머물 지 숙소조차 생각을 안해놨던 무대책의 나는, 마날리에 도착해서 버스에 내리자마자 고수 냄새를 풍기는 그 한국인분에게 어디에 가실 계획인지 물을 생각을 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외국인들은 본인 체취에 크게 신경쓰기 때문에, 보는 앞에서 코를 막으며 인상을 찌푸리는 등 냄새가 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면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것.
오랜 시간이 걸려 마날리에 도착한 나. 론리플래닛의 글로만 상상하며 도착한 곳이었는데, 과연 버스정류소부터 시골 산 속 휴양지 같은 느낌의 장소였다. 비가 오는 시기였는지,
- 진흙밭 같은 땅의 질척질척한 흙냄새
- 숲으로 둘러 쌓인 곳에서 느껴지는 풋내
- 산을 감싸고 있는 구름들에서 느껴지는 미묘하게 축축한 가습기 향
같은 것이 동시에 느껴져서 피곤했던 이동길의 피로가 약간 풀리는 듯 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엎치락뒤치락하며 달려와선 사진을 찍어달라는 모양새로 자세를 취하는 동네의 귀여운 꼬맹이들.
그 때만 해도 귀엽게 느껴지던 이 꼬맹이 녀석들이 지금 생각하면 별로 귀엽게 느껴지진 않는다.
나에게 보여준 인종차별 제스쳐 때문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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