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딴 사막의 기묘한 이야기 - 호주 카나나라 워킹홀리데이 Australia kununurra working holiday, Season 2
왜 여행?(Why journey?)/Season 2 : 홀리데이 워 (Holiday war)

호주 외딴 사막의 기묘한 이야기 - 호주 카나나라 워킹홀리데이 Australia kununurra working holiday, Seas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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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의 서술한 일들에도 불구하고, 데이타임의 일들은 온갖 이유로 일을 그만뒀었는데 콜스 일은 왜 그만두지 않았는가? 

 

왜냐면 이제는 돈이 너무 달달했기 때문이다.

 

Total $1,457

 

이메일을 뒤져보고 찾은 당시 은행 기록인데, 저 때 아침 저녁으로 두 곳에서 일하며 1,000~1,500$ 사이로 매 주 돈을 받았던 것 같다. 월급 아니고 주급이라서 한 달에 네 번 저렇게 돈을 받았고 중간값으로 쳤을 때 월에 5,000$를 벌었던 것이다. 당시 2012년 호주달러 환율이 1,200원 정도였기 때문에 한국돈으로는 월 600만원 정도 벌었던 것 같다. 

 

세금까지 다 제하고 받은거라서 22살의 나이로는 꽤나 많은 돈으로 느껴졌는데, 당시 내 호주 워킹홀리데이의 목표는 무조건 돈이었고 이게 카나나라 마을에서 돈을 제일 많이 벌 수 있는 조합이었기 때문에 눈물을 삼키며 일을 했었다. 근데 아마 나이트타임 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콜스가 아니었다면 바로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갔었을거다.

 

크윽

 

A를 통해서 알게 된 세상이 있다.

 

호주에서 만난 희대의 ㅆX 대하는 법 - 호주 카나나라 워킹홀리데이 Australia kununurra working holiday, S

조Joe의 제안을 수락 후 기분 좋은 마음으로 나는 콜스Coles에 출근했다. 출근 시간이 지금 내 기억으로 저녁 7~8시 쯤이었던 것 같은데, 보통 3-4시간 정도 일하고 퇴근하는 루틴이었다. 콜스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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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A 뿐 아니다. 호주 사막의 작은 외딴 마을 카나나라 kununurra 에서, 나를 향한 타인의 종잡을 수 없는 분노를 경험했다. 카나나라 컨트리 클럽에서 일할 때도 겪었고, 슈퍼마켓 콜스에서 일할 때도 그랬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앞뒤 사정을 도통 이해 못 하겠는 분노를 겪었던 건 여기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이게 또 꽤나 단기간에 집중됐었다. 그 때도 그렇고 지금 생각해도 나로서는 짐작조차 가지 않는 것은,

 

그런 날 선 분노를 손쉽게 표출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가?

 

내가 당시에 그들에게 쌍욕을 하거나, 무례하게 대하거나 혹은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어떤 것이 그들의 마음에 그렇게 상처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카나나라 kununurra 에서 만났던 분노를 통제 못 하던 사람들이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었던 것을 나중에서야 나는 깨달았다. 

 

육군을 만기전역한 내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게 너무 놀랍더라.

어나더 월드

 

그러니 내 방식대로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니 당연히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내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을 넘어서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분노와 짜증을 통제한다는 것이 그들에겐 대단히 어려운 일인 모양이었다. 

 

이전 글에서 편의 상 약자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했지만, 사실 이 세상에 약자는 없다. 약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개개인의 편협한 시선이다. 손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인종차별이 바로 그렇다. 인종차별이 없어지려면 역설적이게도, 인종차별을 하지 말자고 하는 말들이 없어져야 한다.

 

 

위 이야기의 고등학생 친구들 사이에서 피부색이 검다던가, 성기가 작다던가(?)하며 친근하게 욕을 하는 것들은 서로를 인종적인 범주에서 모욕하는게 아니라, 친구를 개인의 존재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인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다 알게된 친구 A와 B가 있는데, 그냥 봤더니만 A는 피부색이 검었고 B는 눈이 약간 가늘었던 것이다. 인종이니 뭐니가 중요한게 아니고, A와 B는 그냥 그런 존재인 것이다. 위 이야기의 세상은 절대 도래하지 않을, 믿기지 않을 아름다운 세상이다. 

 

나이나, 성별이나, 지위나, 힘이나, 인종이나, 국적 등 따위의 것들개개인의 존재가 소유한 하나의 태그에 불과하며, 그 존재를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 카나나라에서 내가 겪은 일들은 나이라던가, 지위라던가, 혹은 물리적인 힘 따위의 것들로 약자를 무심코 정하고 마음껏 분노를 표출하는게 아니었을까 싶다. 상대를 완전한 타인, 객관화된 개인 그 자체로 대하는게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마 이해를 할 수 없는, 그들의 세계와는 아주 동떨어진 개념이었을 것이다.

 

혹은, 그런 거친 방법이 아니라면 본인의 존재감을 확보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열등감이 그런 방식으로 본인을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데 작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무렴, 나로서는 이런 사람들을 이해하는게 참으로 어렵고도 난해한 일이다. 

 

너무나도 공감한다

 

그래도 분노가 용인되는 상황을 고민해보자면,

  • 정당방위인 경우
  • 부조리하게 억압당하는 이들을 돕기 위한 경우

정도가 아닐까. 분노란 것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아직도 멀었다. 누군가가 가르침을 내려주었으면 하는 심정이다.

 

사람을 경험하고 배우는 법은 크게 딱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는 것 같다.

ㄱ. 저렇게 돼야지 -> 롤 모델(Role model)
ㄴ. 저렇게는 안 돼야지 -> 안티-롤 모델(Anti-role model)

내 경우는 ㄱ:ㄴ이 20:80 정도로 나뉘는 것 같은데, 나의 22살의 이 경험은 안티-롤 모델을 넘어서서 이해불가능의 영역으로 아직까지 존재한다. 그러며 자연스럽게 세상 사람들이 나와 똑같진 않더라도 비슷하게 상대방을 생각하고 대할거라는 믿음은 가볍게 구겨져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22살 이전까지는 머리 속이 꽃밭인 채로 살았던걸지도.

 

호주 서쪽의 작은 사막 마을인 카나나라 kununurra 에서 단기간에 이런 일들을 겪었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 하필 이 작은 마을에, 저런 사람들이 모여있었을까?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오는 사람들이 가진 사회적 특성에 공통점이 존재하는걸까? 내가 속해있던 집단을 벗어나 바깥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이리도 고단했다.

 

'인간불신'이란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가지 경험을 끄집어낸다면, 이 때 호주에서의 경험도 포함될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게 끝이었으면 좋으련만, 그게 아니었다.

 

마을을 떠나기 전 나는 혐오감마저 느끼며 떠나게 된다.

 

-To be continued-


 

-블로그 소개(공지) & SNS-

2021.11.07 - [Do호] - About me - 왜냐면

 

-이런 곳들을 다녀왔습니다-

 

The wandering Earth - Google 내 지도

Where is Atlantis?

www.google.com

 

-Season 2 홀리데이 워(Holiday war) 프롤로그-

 

그 해 여름이었다. - 호주 워킹홀리데이 Australia, Season 2 prologue

인도를 다녀왔다. 2011년 여름이었다. 나는 태양에 새까매진 채로 학교로 다시 복학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끔씩 턱이 빠져있었는데, 다행히 시간이 흐를수록 그 주기가 길어졌다. 통증도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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